중국 상무부가 최신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실제 외자사용 규모는 1조1천339억1천만 위안(약 210조9천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다.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중국의 외자 유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그렇다면 향후 외자 유치 전망은 어떨까?
◇외자 유치 규모, 여전히 세계 상위권에 랭킹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중국의 외자 유치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중국 외자 유치(금융투자 포함)가 처음으로 1조 위안(약 186조원)을 돌파한 뒤 2021년, 2022년 연이어 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 외자 규모는 여전히 1조 위안대 규모를 유지해 사상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다만 전 세계 크로스보더 직접투자가 부진하고 투자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중국의 투자 유치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최근 보고서를 발표해 실제투자 기준 지난해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는 18% 감소했으며 그중 선진 경제체, 개발도상 경제체가 각각 28%, 9%씩 줄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 다국적기업이 대(對)중국 투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총 6억 위안(1천116억원)을 투자한 중관춘(中關村)-도이츠(DEUTZ) 수소 내연기관 합자 프로젝트가 최근 베이징 경제개발구에서 착공됐으며 맥도날드는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에서의 증자를 발표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나날이 증가하는 중국의 소비 수요가 거대한 기회를 가져왔다며 중국은 맥도날드 성장이 가장 빠른 글로벌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외국 투자자가 중국에 투자해 신설된 외자 기업은 5만3천766곳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한 수치다. 이는 중국 외자 유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으며 다국적기업이 대(對)중 투자를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해 9월 3일 '중국 투자의 해' 서비스업 확대∙개방 설명회 현장. (사진/신화통신)
◇하이테크 산업, 투자 견인 '선봉장' 역할 톡톡
2024년에도 하이테크 산업으로 계속해서 외국인 투자가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최근 '제7차 중대 외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관련 프로젝트의 총 투자액은 150억 달러를 상회하고 선정된 프로젝트는 ▷바이오의약 ▷자동차 제조▷ 신에너지 배터리 ▷화학공업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역대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기술∙신업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에 중국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판위안위안(潘圓圓)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부연구원은 ▷신에너지 ▷디지털화 전환 ▷스마트 제조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중국의 시장 수요와 산업 발전 가능성이 큰 데다 완비된 산업 부대시설이 더해지면서 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의 투자와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테크 산업의 투자 유치 비율은 37.3%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2년보다 1.2%포인트 오른 수치다. 그중 하이테크 제조업의 투자 유치는 6.5% 증가했다.
에어버스가 지난해 4월 14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에서 개소식을 열고 연구개발(R&D) 센터 가동을 발표했다. (사진/신화통신)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계속 이어져
올 들어 중국 각지에서는 실용적인 조치를 잇달아 마련해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둥(廣東)성은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광둥-홍콩-마카오 경제권) 해외연합 투자 유치 상시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푸젠(福建)성은 올 1분기 소비 확대 및 대외무역∙외자 안정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의 외자 유치 확대를 위한 정책과 조치들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호주의 실제 대(對)중 투자 규모는 각각 84.1%, 81.0%, 31.5%, 21.4%, 17.1%씩 늘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을 4.6%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 등 국제 금융기관들은 올해에도 중국의 소비와 서비스업이 코로나19 이후의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연합 중국상공회의소(CCCEU)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9%가 여전히 중국을 3대 주요 투자 목적지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응아이 맥킨지앤컴퍼니 중화권 대표는 시장 규모, 소비력 및 혁신 역량 측면에서 중국 시장을 대체할 만한 지역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 측면에서 중국 시장은 소비시장이자 혁신 기지이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