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제품 발표회에서 차 음료를 만드는 직원들. (사진/신화통신)
중국의 건강식 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저녁이 다가오자 베이징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교사 우커(吳可·29세)는 작은 병의 뚜껑을 열었다. 이어 산뜻한 녹즙 향을 맡으며 빨대로 조금씩 녹즙을 천천히 마신다. 그의 조촐한 저녁 식사다. 우커는 다이어트를 위해 한 번에 한 모금씩 마시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국경절 연휴 기간 채소와 과일로 만든 블렌딩 음료 '액체 샐러드'가 큰 인기를 누렸다. 연휴 기간 과식으로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으로 액체 샐러드가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7일, 텐센트의 소셜미디어(SNS) 앱(APP) 위챗에선 액체 샐러드 제품과 관련한 온라인 검색량이 급증했다.
액체 샐러드가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7월 새로운 스타일의 중국 차(茶) 브랜드 시차(喜茶∙HEYTEA)는 스포츠 브랜드 안타(安踏)와 협력해 케일·사과·레몬·치아씨드로 만든 음료를 선보였다. 가격 19위안(약 3천667원)에 달하는 해당 음료는 파리 올림픽 개막 후 며칠 만에 약 160만 병이 판매됐다.
액체 샐러드와 저칼로리 음식의 인기는 건강이나 체중 조절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이 소고기, 닭가슴살 또는 연어가 올라간 샐러드를 점심 메뉴로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건강을 고려한 메뉴를 내놓고 있는 KFC의 행보와도 연결된다. KFC는 새로운 건강식 브랜드 KPRO를 론칭하고 항저우(杭州)·베이징·상하이에 매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광저우(廣州)·선전(深圳)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8월 14일 산둥(山東)성 신타이(新泰)시에 위치한 한 식품생산기업의 월병 생산라인. (사진/신화통신)
고칼로리로 알려진 중국의 전통 간식 월병. 이번 중추절 연휴에는 칼로리에 민감한 고객들을 위해 건강한 속재료를 사용한 월병, 미니 사이즈 월병이 선보였다.
지난 2020년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오는 2030년에는 그 비율이 65.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자 비만이 공중보건 문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장펑(張鵬) 서우두(首都)의과대학 부속 베이징유이(友誼)병원 일반외과센터 비만·대사외과 교수는 전통 음료, 간식, 배달음식, 외식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칼로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7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에서 열린 '에너지보울(ENERGY BOWL) 2024 건강간식혁신대회'에서 발표된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중국 내 무당·저당 식품 시장의 규모가 9천억 위안(173조7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