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25일 상하이 인지장애노인지원센터에서 노인들이 치료견과 상호작용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베이징에 거주하는 왕윈보(王雲波·65)는 자신만의 '스마트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집에서 TV를 켜면 맞춤형 선호 채널 목록이 화면에 나타납니다. 손목에 찬 스마트 밴드는 그날의 혈압 수치, 심박수,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죠.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휴대전화가 자동으로 위치를 파악해 결제 코드를 띄웁니다."
중국은 60세 이상 노년 인구가 약 3억 명에 육박하지만 그중 상당수가 혼자 살거나 전자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디지털 시대 노인 생활의 편의 증진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이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에서 스마트 헬스, 건강 관광, 금융, 노화 방지 등 노인 돌봄 사업에 종사하는 기업 수가 49만여 개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2033년에 4억 명을 넘고 2050년 전후로 5억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약 90%는 집에서 생활하고 나머지는 일상 생활을 지역사회와 기관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자택 생활 노년층의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15일 '제1회 선전(深圳) 국제스마트양로산업박람회'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스마트 실버용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펑원멍(馮文猛)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새로운 스마트·디지털 기술이 보다 전문적이고 안전하며 편안한 노인 대상 제품들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치, 위치추적시스템이 달린 신발, 센서가 내장된 옷, 낙상 감지 시 충격을 완화하는 에어백 등이 그에 해당한다.
지난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6개 부서와 공동으로 노인 돌봄 분야에 로봇 융합을 촉진해 양로 서비스의 스마트 수준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통해 AI 기술이 스마트 가전, 웨어러블 기기 및 로봇에 더욱 깊이 융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하이 최대 연금 지급 기관인 상하이은행은 AI 소프트웨어 회사 센스타임(Sense Time·商湯科技)과 제휴하여 모바일 앱에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AI 직원을 개발했다. 이에 노인들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AI 직원의 음성 지시에 따라 자신의 연금 계좌 잔액을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근 이를 전 세계 40개 'AI for Good(선을 위한 인공지능)' 사례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센스타임은 감정적 반응을 개선하고 다양한 휴대전화 모델과 더 잘 호환되도록 이미지를 조정하며 서비스를 최적화해 나갈 계획이다.